실로 작곡가의 말 그대로, 아리아로 시작해 30개의 변주를 들려주고 다시 아리아로 돌아와 마무리되는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음악의 가능성을 끝없이 확장하는 변주로 우리의 정신을 고양한다.
트리오로 만나는 골드베르크 변주곡
작곡가가 초판에도 언급했지만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건반악기, 즉 하프시코드 같은 악기를 위해 쓰인 작품이다. 하지만 이번에 세종솔로이스츠가 연주하는 <골드베르크 변주곡>에는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연주자들이 무대에 오른다. 어떻게 된 일일까?
1985년.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 그리고 뛰어난 편곡가인 드미트리 시트코베츠키는 바흐 연주, 특히 <골드베르크 변주곡>의 전설적인 해석으로 유명한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를 추모하는 작업을 대중에게 선보인다. 그 결과물은 바이올린, 비올라, 그리고 첼로를 위해 편곡한 <골드베르크 변주곡>이었다.
혹자는 이러한 편곡이 바흐 원곡을 해치는 행위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적어도 바흐 그 자신에 따르면 편곡 활동은 언제나 자연스러운 음악 활동에 속해왔다.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BWV 1043>을 <두 대의 건반악기를 위한 협주곡 BWV 1062>로 다시 편곡했던 것처럼 바흐 또한 생전 여러 작품을 서로 다른 악기를 위한 버전으로 옮기는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결국 중요한 것은 편곡이라는 행위가 아니라 음악의 완성도에 있는 것이다. 놀랍게도 시트코베츠키의 편곡은 드미트리 시트코베츠키 자신은 물론 레오폴드 트리오, 그리고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비올리스트 노부코 이마이 같은 명연주자에 이르기까지. 바흐의 음악을 목숨처럼 사랑하는 많은 음악가들에 의해 연주되며 널리 인정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