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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Newsletter] 골드베르크의 비밀_세종솔로이스츠 실내악 시리즈: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2024.10.30

 

골드베르크의 비밀

세종솔로이스츠 실내악 시리즈: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골드베르크 변주곡의 초판 표지

 

작곡가의 의도와는 상관 없이 뒤늦게 작품에 부제가 붙고 그 부제로 더욱 널리 알려져 있는 작품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좋아하는 작곡가는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작품의 분위기가 달빛을 떠올린다는 이유로 후에 느닷없이 ‘월광’이라는 부제가 붙은 <피아노 소나타 14번>에 대해 베토벤은 어떻게 생각할까? 아마 작품의 담긴 내용을 부제가 해친다고 생각하고 화를 쏟아낼 것이다. 이와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에도 상당히 그럴싸한 이야기가 함께하고 있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잠에는 변주곡이 좋다? –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바흐와 각별한 사이였던 카이절링 백작은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이 많았다.

때문에 백작의 거처에 머무르던 연주자 요한 고틀리프 골드베르크는 응접실에서 백작의 잠을 돕기 위한 작품을 연주하곤 했다.

그러나 이에 만족하지 못했던 카이절링 백작은 바흐에게 보다 효과가 좋은 새로운 곡을 요청했고,

바흐는 이에 가장 부합하는 형식이라 여겼던 긴 변주곡을 완성하기에 이른다.

백작은 이에 크게 기뻐하며 바흐의 새 작품을 ‘자신의 변주곡’으로 칭하며 귀하게 여겼다.

그 뒤로 백작은 골드베르크에게 종종 이렇게 말했다곤 한다.

“친애하는 골드베르크, 이제 저의 변주곡을 들려주지 않겠습니까?”

재미있게도 작품은 이후 백작의 이름인 ‘카이절링’이 아닌

연주자였던 ‘골드베르크’의 이름을 빌려 <골드베르크 변주곡>으로 불리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요한 니콜라우스 포르켈이 1802년에 선보인 저서에서 비롯되었다. 포르켈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라는 음악가를 본격적으로 연구한 인물이었고, 연구 성과 또한 초기 바흐 연구에서 대단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기에 그의 이야기에는 분명 무시할 수 없는 힘이 있었다. 하지만 이 <골드베르크 변주곡>에 대한 포르켈의 이야기는 현대의 음악학자들에게는 정설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작품이 출판되었을 때의 악보에는 헌정자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 아마 이러한 이야기가 사실일 경우 바흐는 카이절링이나 골드베르크의 이름을 분명히 기록해 두었을 것이다. 그리고 카이절링 백작 앞에서 연주를 했을 1727년생의 요한 고틀리프 골드베르크의 당시 나이가 10대 중반이었다는 것. 그리고 포르켈은 바흐가 이 작품을 작곡한 대가로 금화를 가득 넣은 황금 잔을 받았다고 기록해 두었는데 사후 바흐가 남긴 재산 목적에는 백작에게 받은 황금잔이 없었다. 결과적으로 <골드베르크 변주곡> 또한 바흐의 기악 작품이 그러했듯 외적으로는 별다른 목적 없이 작곡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것

 

그렇다면 위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이야기에서는 무엇이 사실일까? 그것은 바로 바흐가 남긴 작품 그 자체이다. 그리고 또 하나가 더 있다.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출판할 당시 이 작곡가는 아래와 같이 적어두었다.

건반 연습곡, 2단 건반 하프시코드를 위한 아리아와 다양한 변주곡, 음악 애호가들의 영혼을 고양하기 위해 작곡

실로 작곡가의 말 그대로, 아리아로 시작해 30개의 변주를 들려주고 다시 아리아로 돌아와 마무리되는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음악의 가능성을 끝없이 확장하는 변주로 우리의 정신을 고양한다.

 

 

 

 

트리오로 만나는 골드베르크 변주곡

 

작곡가가 초판에도 언급했지만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건반악기, 즉 하프시코드 같은 악기를 위해 쓰인 작품이다. 하지만 이번에 세종솔로이스츠가 연주하는 <골드베르크 변주곡>에는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연주자들이 무대에 오른다. 어떻게 된 일일까?

 

1985년.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 그리고 뛰어난 편곡가인 드미트리 시트코베츠키는 바흐 연주, 특히 <골드베르크 변주곡>의 전설적인 해석으로 유명한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를 추모하는 작업을 대중에게 선보인다. 그 결과물은 바이올린, 비올라, 그리고 첼로를 위해 편곡한 <골드베르크 변주곡>이었다.

 

혹자는 이러한 편곡이 바흐 원곡을 해치는 행위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적어도 바흐 그 자신에 따르면 편곡 활동은 언제나 자연스러운 음악 활동에 속해왔다.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BWV 1043>을 <두 대의 건반악기를 위한 협주곡 BWV 1062>로 다시 편곡했던 것처럼 바흐 또한 생전 여러 작품을 서로 다른 악기를 위한 버전으로 옮기는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결국 중요한 것은 편곡이라는 행위가 아니라 음악의 완성도에 있는 것이다. 놀랍게도 시트코베츠키의 편곡은 드미트리 시트코베츠키 자신은 물론 레오폴드 트리오, 그리고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비올리스트 노부코 이마이 같은 명연주자에 이르기까지. 바흐의 음악을 목숨처럼 사랑하는 많은 음악가들에 의해 연주되며 널리 인정받게 된다.

스티븐 김, 바이올린 | 이해수, 비올라 | 제임스 김, 첼로

 

이처럼 시트코베츠키의 편곡은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현악기로 연주하고픈 많은 연주자들의 바람을 채워주었지만 바흐가 정교하게 써낸 성부의 움직임을 유려하게 표현할 수 있는 뛰어난 연주력을 필요로 하기에 무대에 올리는 일이 쉽지 않다. 그렇기에 세종솔로이스츠는 기술과 음악성을 모두 갖춘 솔리스트와 함께 이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자 한다. 2019년에 있었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3위를 비롯하여 파가니니 콩쿠르, 센다이 국제 콩쿠르 등에서 입상한 바이올리니스트 스티븐 김과 2023년 ARD 국제 콩쿠르 비올라 부문과 프림로즈 비올라 국제 콩쿠르에서 최연소로 우승한 비올리스트 이해수, 그리고 미국과 한국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첼리스트 제임스 김이 바흐의 음악을 마주하는 세종솔로이스츠의 대답. 국내 무대에서는 거의 만나기 힘든, 현악 3중주로 경험하는 바흐의 걸작. 오는 2024년 11월 9일 토요일 오후 5시에는 페리지홀에서, 그리고 11월 11일 월요일 오후 7시 30분에는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관 중강당에서 만날 수 있겠다.

 

 

 

 

 

세종솔로이스츠 실내악 시리즈: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Sejong Soloists Chamber Music Series: J.S. Bach Goldberg Variations

2024년 11월 9일 (토) 5 PM

페리지홀, 서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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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11일 (월) 7:30 PM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관 중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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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공연은 인터미션 없이 60분간 진행됩니다.

* 공연 시작 후 중간 입장이 불가합니다.